물이 반이 채워진 물 잔을 보고 누군가는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네’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고 한다. 흔히들 전자를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 후자를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정말 그럴까?
심리학자 매슬로(Maslow)는 인간의 욕구는 위계적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하위 단계의 욕구 충족이 상위 계층 욕구의 발현을 위한 조건이 된다는 ‘욕구 단계 이론(Hierarchy of needs theory)’을 소개했다. 인간의 욕구를 1- 5단계로 나누어, 마치 피라미드와 같이 하단부의 1단계를 시작으로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사랑과 소속감의 욕구, 존중감의 욕구, 가장 상층부는 5단계인 자기실현의 욕구로 구분했다.
1- 4단계에 속한 욕구는 결핍 욕구로서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며 반드시 충족되어야 개인이 정서적 안정을 느끼는 결핍 동기가 되며, 또한 피라미드의 하단부에 위치한 욕구가 충족되어야만 상위 계층의 욕구가 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5단계에 속한 자기실현의 욕구는 외부로부터 독립적이며 자율적인 의미를 지닌다. 결핍 욕구는 외부로부터 채워져서 우리 내부에서 부족감을 느끼는 경우 필요를 느끼고, 이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강한 동기를 갖게 되는 욕구다. 또한 이것이 충족되면 더 이상의 욕구를 느끼지 않아서 이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동기가 없어진다고 한다.
이처럼 결핍 욕구와 결핍 동기는 기본적인 생존의 욕구로서 본능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결핍 동기는 결핍으로 인한 긴장을 유발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긍정적인 형태는 자신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하지 않았나. 과도한 자신감은 발전이 없는 안이함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누군가는 ‘결핍’을 나쁜 것이라고 생각한다. 흔한 예가 ‘애정 결핍’이지 않을까?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선택하는 요인 중에는 자신의 ‘결핍’을 채우는 행동이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돈’에 대한 결핍으로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노력한다. 학벌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학벌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 과연 그러한 ‘결핍’을 과연 나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이렇듯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네’라는 결핍은 어쩌면 자신을 발전시키는 동기가 될 수 있다. 누군가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졌다 여길 지도 모르지만, 나에게 부족한 점은 무엇일까? 나의 경력과 경험 중에 무엇을 더 발전시키면 좋을까?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 오늘도 고민하고 노력하는 후보자에게 당신의 결핍을 응원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안보경 컨설턴트 / bkahn@nterw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