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를 만나 이야기를 5분 정도 나눠보면, 이전 직장에서 그 후보자의 평판이 어떻게 나올지 대충 짐작이 된다. 후보자에게 평판조회(reference check)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면 크게 두 부류의 행동을 보인다. 어떤 후보는 '레퍼런스 체크'란 이야기가 나오기가 무섭게 늘어놓던 장광설을 수습하느라 바쁘다. 또 어떤 후보는 레퍼리에게 누가 안 되기를 바란다면서 당당하게 이전 직장 동료들의 연락처를 말해준다. 당신은 어떤 쪽인가?
독불장군과 사회생활
"필자의 사촌 언니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모범생의 전형이었던 그녀는 자신의 삶에 자부심이 강했다. 그 자부심이 사회생활에서 걸림돌이 됐다. 공부만 잘하면 됐던 학생 시절과 달리, 일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닌 것이 사회생활이지 않는가. 강한 프라이드로 충만했던 그녀는 일할 때도 독불장군식으로 처리했다. 그렇다보니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멀리하기 시작했고, 결국 조직 내 인맥을 잘 쌓지 못했다. 처음에는 그것이 큰 문제가 안됐지만, 시간이 지나고 직급이 올라가면서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주변에 사람이 없으니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도 없었고 점차 설 자리도 사라졌다. 결국 마흔을 목전에 두고 그동안 그녀가 했던 업무와 동떨어진 곳으로 발령을 받았고, 이에 기분이 상해 퇴사했다.
독불장군은 혼자만의 세계가 강해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나만 옳다고 믿고 그대로 밀어붙이는 사람을 말한다. 사실 이런 독불장군은 사회생활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사회는 수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쪼개고 쪼개면 회사가 되고, 부서가 되며, 작게는 나의 앞자리ㆍ옆자리 사람과의 관계가 된다. 그러니 이 관계가 조금만 어긋나도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다.
하루 평균 8시간을 잠자고 평균 9시간을 일한다고 했을 때,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부대껴야 하는 사람이 바로 같이 일하는 동료다. 결국 경력관리의 시작과 끝은 인간관계를 배워가는 성숙함에 있다.
그 뒷모습까지 아름다워야
이직할 때도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겨야 한다. 아름다운 이별은 행복하고 힘찬 출발의 기본이다. 사회는 매우 거대한 덩어리이지만 또 생각보다 좁다. 언젠가는 누구라도 마주치게 되는 것이 인생사다. 아름답게 매무시를 가다듬고 나온 자리는 남을 이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의 나를 위한 것임을 명심하자.
이직 후에도 향기를 남기기 위해서는 지금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충실해야 한다. 평판의 기본점수는 상사, 동료, 부하직원 등의 주변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서 나온다. 회사 탓, 동료 탓이라 말하기 전에 나의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는 않는지 먼저 짚어보자. 웬만하면 끄덕끄덕해주는 관대함도 보이고 작은 실수와 허물은 또 용서되는 곳이 사회이지 않는가.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공간이고 나의 허물이 그의 허물일 수 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여러 번 생각한 후 행동에 옮기자. 주장과 고집의 그 미묘한 차이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자. 이직과 경력 증진은 모두 더 나은 삶을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더 나은 삶은 지금 이곳에서 나의 작은 태도 하나로도 바뀔 수가 있다는 그 기본적인 진리를 떠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