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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칼럼

엔터웨이 컨설턴트가 전해드리는 Special Column입니다.

아버지 생신 날에
계절의 여왕이라는 오월이다.



오월이 시작한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음에도 예년과 같은 포근함이 없어 봄을 느끼기엔 아직 부족한 것 같다 그나마 가끔씩 햇살아래 꽃이 피어있는걸 보니 그래도 봄이긴 한가보다

항상 오월이면 빠삐꽃(poppy 양귀비꽃)이 생각난다 어젠가 아버지 생신 날에 조그만 선물과 함께 사드린 빠삐꽃이 유난히 예뻤던 적이 있었다.



오월 십일일 오늘이 아버지 생신이다.



보통 때 같으면 아들과 며느리가 옆에 있고 어머니가 미역국도 끓여 드리고 이것저것 챙겨 드렸을 텐데 올해는 영 사정이 달랐다.

미국에 살고 있는 언니가 이런저런 이유로 어머니를 붙잡고 있고, 외아들인 동생네 식구는 해외지사에 나가고 없으니, 아버지와 나 달랑 둘만의 쓸쓸하기 짝이 없는 생신이신 거다.

아버지도 바쁘시고 나 또한 일이 많은 날이라 구색 갖춘 식사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무엇을 대접할까 하다가 회사 옆에 남포면옥으로 모시기로 했다. 이 집 냉면이면 괜찮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참고로 우리아버지는 냉면 박사시다 족보 있는 냉면만 드시는데.. 남포면옥은 그 리스트에 없는 곳인 거다.

생신에 드시는 건데 이왕이면 냉면이 합격이었으면, 대접이 부족하지만 그리 느끼시지 않으셨으면, 그리고 단둘인게 쓸쓸하지 않으셨으면…그런 생각에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그런데, 정말 맛있게 드시고 계신다. 며칠 전 어버이날에도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곳에서 냉면을 드셨는데 그보다 훨씬 더 맛있게 드시고 계셨다.



“아버지 맛있어?

“응, 정말 맛있다.” 하시면서 국물 한 모금 까지도 남김없이 다 드셨다.

아마도 아버지는 실제의 음식 맛 이상으로 맛있게 잡수시는 모습을 내게 보여 주고 싶으셨는지 모르겠다. 딸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치 않을 까봐...



아버지는 기회만 되면 무엇인가를 가르쳐주시려고 애를 쓰신다. 말과 글로, 또 오늘같이 행동으로, 늘 이렇게 메시지를 전달하신다.



두 해 전 생신에 생신 상을 잘 받으셨다는 보답으로 짤막한 글귀 하나를 표구해 형제들에게 주셨다. 분명히 필요한 내용이라 주셨을 텐데도 늘 무심히 지나쳤던 글귀가 오늘 문득 생각이 났다.



아버지 생신 날에 빠삐꽃과 함께 마음에 남을 다른 하나가 생겼다.

일이 잘 안돼 살짝 느슨하던 요즘 내게 꼭 필요한 글귀이다.



성실誠實



누가해도 할 일이면 내가하자



언제해도 할 일이면 지금하자



내가지금 할 일이면 더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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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원 컨설턴트 / jin711@nterw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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