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AGAZINE/ 컨설턴트칼럼

컨설턴트칼럼

엔터웨이 컨설턴트가 전해드리는 Special Column입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잠시 쉬어가라!
“나 그만두면 먹고 살데 있을까? 아까운 인생 좀 잘살고 싶은데.. 재미없는 일에 열정도 식었고 어정쩡하게 시간을 허비하는 것 같아 몹시 불안해.. 나이제한 없어졌다는데 교사임용시험은 어떨까? 유학은 어떨까? 회사 그만두고 1년 정도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놀고 싶기도 한데 말이야. 막상 그만두려니 겁나고 아무 대책이 없네.. 어쩌면 좋지?”

오랜 친구 M에게서 또 전화가 왔다. 이 친구 소위 말하는 핵심인력이다.
좋은 학벌에 대기업 공채로 당당히 입사해 결혼도 미루고 일에만 올인해서 인정받으며 지금은 시니어급 간부로 확고히 자리를 굳힌 친구다
골드 미스(주1)에 글루미족(주2)인 이 친구.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게 된지 14년이 넘었건만 이런 푸념하면서 징징거린 지 한 3년쯤 되나 보다. 지리멸렬한 직장생활에 몸도 마음도 지쳤나 보다.
난 요즘 친구 M에게 직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배터리 족(battery 族)에 합류하라고 권하고 있다. 배터리 족이란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재충전하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전문영역에서 안정적으로 경력을 쌓아왔고 가족의 생계유지 부담이 덜한 30대 초중반 여성들이라면 재충전의 기회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모 패션 회사 기획팀에서 근무하던 김모대리는 공부에 대한 갈증을 떨치지 못해
대리 승진 후 2년 차에 파리 행을 감행, 럭셔리 브랜드 분야에서 MBA를 이수하고 귀국해 국내 패션 대기업에 과장급으로 스카우트되었다. 기존 경력은 물론이고 공부를 하기 위한 전후 공백기간까지 다 경력으로 인정 받아 몸값을 높인 셈이다.

화학을 전공하고 모 특허법인에서 특허전문가로 일하고 있던 최모사원도 회사를
그만두고 2년 정도 준비해 변호사 자격증을 땄고 법대에 편입해 올 하반기 졸업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스카우트제의를 받고 있다.

모 호텔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던 이모 과장은 결혼과 출산의 과정을 거치고도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1년여 동안 심한 의욕 상실에 시달리다 사표를 던지고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갔다. 한번 퇴직하면 영원히 복귀할 수 없을 것이란 불안감은 있었지만 재충전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중소규모지만 모 화장품회사의 마케팅 임원급을 거쳐 글로벌 코스메틱회사의 대표이사로 당당히 활동하고 있다. 이전직장에 비해 직급도 높고 월급도 올랐으니 성공한 셈이다.

대기업 법무 팀장 권한 대행이던 K과장도 법조계 출신 팀장이 온후로 조직에 대한 비전을 찾지 못해 방황하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미국으로 1년간 어학연수를 갔다. 그 동안 바빠서 미뤄둔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한층 차분하게 30대 후반의 인생설계를 할 시간을 확보했고 얼마 전 국내 유수 기업의 법무 팀장 자리로 가게 되었다.

이 같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배터리 족이 되려면 해당업무의 전문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35세가 넘은 인력을 찾는 기업은 전문성에 주목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몸담은 분야의 지식을 연마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 가시적인 성과를 확보해야만 길이 보일 것이다. 가장인 남자들은 재충전을 위해 사표를 내는 일이 위험할 수 있지만 인력 채용이 유연한 분야의 전문직여성들이라면 상대적으로 재충전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충전을 통한 재도약이라는 관점에서 성공한 배터리 족이 되려면 무엇보다 치밀한 준비가 필수이다.

재충전 성공의 원칙

1. 그만두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보자
한달 정도 푹쉬는 것과 재충전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충분히 고민해 확신이 설 때 감행하자. 업무스펙에서 나만의 경쟁력이 있는지 주제파악을 확실히 하고 승산이 없으면 포기해야 한다. 재충전의 시기가 업무공백으로 늘어져 대책 없는 백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

2. 기간과 목표를 뚜렷이 하라
재충전의 시간은 1년을 넘지 말자
1년 이상 일에 손 놓으면 감각도 떨어질뿐더러 경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학위취득이 목적이라면 2년까지는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재충전 이후 다시 취직할지 전업할지 창업할지에 대한 목표를 먼저 세워라.
목표가 정해지면 구체적인 일정을 짜라. 일을 다시 시작하기 6개월 이전에
생각해두었던 분야에 이력서를 넣어두는 치밀함이 필요하다.
시간은 쏜살같이 흐른다. 회사 다닐 때보다 더 어정쩡하게 하는 일 없이 시간만 허비하지 않으려면 수첩에 일정을 메모하고 시간표를 작성해 시간 관리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3. 배터리 기금을 조성해라
매달 월급에 의지했던 사람에게 버는 것 없이 쓰기만 하는 일은 불안하다
퇴직금이나 적금 등 회사를 다닐 때 모아놨던 자금에서
배터리 기금통장을 따로 만들어 재충전의 시간에 써야 할 예산을 꼼꼼하게 정리하고 확보된 예산안에서 소비하는 습관은 필수이다.

4. 몸과 마음을 가꾸자
과도한 업무와 매너리즘에 지친 당신이라면 머리를 비우면 길이 보인다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취미생활이나 여행 등을 통해 쉴 때 무조건
푹 쉬고 머리와 몸을 싹 비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ZERO BASE에서 아이디어와 열정이 싹틀 수 있다.
30대 중반에 들어서면 건강에도 신경써야한다. 여성들이라면 다이어트,
피부관리와 체형관리를 통한 이미지와 자신감 회복도 중요하다.

5. 네트워크 관리를 확실히 한다.
회사를 다닐 때나 쉴 때나 가장 큰 재산은 역시 사람이다. 일할 때 만났던 사람들과
관계를 더 돈독히 할 수 있도록 유지 관리에 신경 쓰고 부지런히 만나 정보력을
키우자. 사표를 내기 전후에 헤드헌터와 만나 경력관리와 재충전 시기를 보내는
법에 대해 상담하고 취업희망 6개월 전부터 이력서를 보내자.
가능하다면 외국으로 나가라. 국제적인 감각이나 정보수집능력을 키우기 위해
여건만 허락된다면 자신의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정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물론 모든 직종에서 배터리 족이 일반화된 것은 아니지만 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충전을 통한 재도약은 새로운 트랜드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경쟁력 있게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무언가 하고 싶은 로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자기계발도 게을리하고 여유시간을 즐기는 것에도 소극적인 내 친구 M.
난 오늘 그녀에게 헤드헌터로서 진지하게 충고를 해줘야겠다.

지금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보다는 그 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그테두리안에서 @가 될 수 있는 그 무엇을 도모해보라고…… 회사에서 지원하는 지역전문가 제도나 단기 연수 도전, 1년 휴직하고 자비를 들여 글로벌 MBA를 다녀오거나, 여유가 없어 미뤄오던 자격증 취득은 어떨까… 그게 무슨 재충전이냐고 되묻는다면 난 이렇게 답할 것이다.
지리멸렬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3인칭 관점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도 재충전이 될 수 있다고..
아메리카 인디언은 길을 걸을 때 가끔 한번씩 뒤를 돌아다본다고 한다.
자신의 영혼이 길을 잃지 않고 자신의 행로를 잘 따라오나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친구야~ 고개 돌려 네 영혼이 길을 잃지 않고 잘 따라오나 확인해보렴……
넌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능력 있고 재능과 잠재성이 많은 사람이란 거 잊지 말기를.


㈜1 골드미스: 연봉 4000이상, 자신명의의 집을 소유하고 있고
7000~8000정도의 자산을 가진 경제력이 풍부하고 자기계발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30대 독신여성들을 말한다.
㈜2 글루미족: 일부러 쓸쓸해지려는 사람들, 쓸쓸함을 세련되게 즐기는 사람
들, 즉 혼자 잘 노는 사람들 정도로 풀이될 수 있음



/
김미영 컨설턴트 / rebeca@nterway.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