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드라마인데 저럴까 하면서 저번 주말에 이 드라마를 완주하면서 직원들의 이야기를 반박할 수가 없는 내 자신을 보면서 씁쓸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습니다.
또한 50대인 저의 시선으로 김부장을 바라보면서 제 자신의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뼈아픈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며 또한 스스로에게 위로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직장이라는 명함 뒤에 숨겨진 50대 직장인의 현실적인 불안과 고뇌, 그리고 가정에서 가장의 책임과 막막함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요즘 기업은 정년까지 책임지지 않습니다. AI•디지털 전환, 고용 유연화, 조직 슬림화 등의 흐름 속에서 40대 후반~50대 초반 퇴직은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이나 외국계 회사, 금융권 등에서 45세 전후로 구조 조정되거나 희망퇴직을 권유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기 은퇴는 감정적인 충격뿐 아니라 경제적, 정체성 측면에서의 혼란을 일으킵니다.
채용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임원 포지션을 포함하여 50대 이상을 원하는 포지션이 거의없을 정도로 재취업 문이 좁다고 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지위와 안정적인 환경에 안주하거나, 과거의 성공 경험에 갇혀 있으면 퇴직 후 급격히 경쟁력을 잃고 재취업 시장에서 소외될 위험이 매우 큽니다.
그럼 현실적으로 50대에 재취업을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커리어 컨설턴트 입장에서 다음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1. 현실을 직시하고 시장가치를 재평가해야 합니다.
1년 전쯤 대기업 상무로 희망퇴직을 40대 중후반의 한 후보자를 알게 되었습니다. 40대 중반에 임원으로 승진할 정도로 역량이 뛰어났으며 맡고 있던 분야에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풍부하게 지니고 있었습니다. 어느 중견 기업 임원 포지션에 추천 드렸으며 인터뷰 또한 잘 진행하였으나 최종 처우 조정 단계에서 회사가 제시한 처우에 대하여 그 후보자가 입사를 포기했습니다.
포기 사유는 퇴직 후 2년 동안 전회사로부터 연봉을 보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회사에서 받은 연봉수준보다 더 높은 금액과 benefic을 요구하면서 하는 말이 이직하게 되면 동료 임원들이나 회사 사람들이 본인의 이직을 알게 될 것인데 자존심을 세워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후보자는 커리어 단절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있으며 지금도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니어 또는 C-Level 포지션에 대한 채용 기회는 적지만 경쟁자는 많습니다. 재취업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말입니다.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해야만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2.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야 합니다.
직장 타이틀을 떼어낸 후에도 본인 자체의 역량을 인정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외부 인적 네크워크를 의도적으로 확장해야 합니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면서 관계를 맺었던 거래처 및 협력사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며 좋은 평판을 쌓아야 합니다. 퇴직 후 대부분의 재취업이 지인의 소개를 통한다는 사실에 유념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구직활동을 위해서는 3~5곳의 전문 분야 헤드헌터와 정기적으로 접촉하여 내 시장 가치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헤드헌터는 시장의 현주소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며, 경력 관리의 조언자가 되어 줄 수 있습니다.
3. 전문 분야로 전환
본인의 경력이 여전히 시장에서 수요가 있는지를 냉철히 판단하셔야 합니다.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재취업이 거의 힘들다고 판단되면 전문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전문성을 확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격증을 취득하는 일입니다. 시장 수요가 항상 있으며 본인이 취득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제2의 커리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연말 인사평가 시즌에도 승진의 기쁨을 누리는 자 뒤로는 조용히 짐을 싸는 이들이 곳곳에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회사를 그만 두는 것이 인생의 실패를 뜻하지도 않으며 긴 세월의 회사 생활이 부정 당하는 것도 아니며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이로 인해 누군가가 자신의 자리를 채울 것이고 어느 누구는 그 빈자리를 그리워하겠지만 책상 너머로 새로운 삶이 시작될 것입니다. 떠나는 뒷모습에 쓸쓸함보다는 당당함이 깃들기를 기원하며 50대의 멋진 새출발을 응원합니다.

서승원 컨설턴트 / ssw@nterway.com






